큐티

내 성소를 더럽히고 / 레20:1-16

하늘 벗 나그네 2022. 8. 5. 22:03




레위기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경열 교수님은 어떻게 짐승의 피가 사람의 죄를 속할 수가 있는가에 대한 '속죄의 메카니즘'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다.

교수님이 강조하셨던 중요한 개념이 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를 범하면 죄가 성전을 오염시킨다는 개념이다. 교수님은 사람의 죄가 성전을 오염시킨다는 근거를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명시적 증거들이 있다. 레20:2-3, 민19:20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가 성소를 더럽힌다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나온다. 두 번째 암시적인 증거들이 있다. 레8:14-15과 레16:19을 보면 이미 더러워진 성소 제단의 뿔에 제사를 드린 짐승의 피를 발라 깨끗게 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성소가 백성들의 죄로 더러워져 있으니 깨끗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이다. 죄가 성전을 오염시킨다는 증거 세 번째는 레위기 18:24-25에 그 땅의 족속들이 죄를 지었는데 그로 인해 땅이 오염되었다는 말씀이 나온다. (땅은 성전의 확대 개념인 듯 하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를 성전으로 본 것 같다.)
김경열 교수님은 죄가 땅을 오염시키듯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가 성전을 오염시키는 사실을 논문의 토대로 삼았다.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가 성전을 오염시키는 일이 가능했을까?
김경열 교수님은 출애굽기 24장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언약을 맺는 장면으로 설명을 하셨다. 사실 성경에는 짐승의 피를 사람에게 뿌리는 경우가 없다. 제사장을 세울 때에 아주 소량의 피를 바르는 정도였지 짐승의 피를 사람들에게 뿌리는 사건은 출애굽기 24장이 유일하다.

백성을 대표하는 아론과 그의 아들과 장로 70명이 시내산에 올랐다. 소들은 12지파에서 보냈는데 학자들은 번제용 12마리와 화목제용 12마리가 준비되었을 것으로 본다. 도살 후에 받은 피가 여러 양푼이었다. 그중 절반 즉 12마리에서 나온 피는 제단에 뿌려졌다.
모세는 하나님께 받은 율법 전부를 밤새 기록하여 그것을 그 자리에서 낭독했다. 백성들은 한 목소리로 그 모든 말씀을 지키겠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모세는 갑자기 남겨두었던 절반의 피를 가져다가 70명의 장로와 5명의 제사장 내정자들 아론과 네 아들에게 뿌리기 시작했다. 황소 12마리 분량의 피가 담긴 양품을 가져다가 75명에게 뿌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옷과 온 몸은 피로 흥건해 졌다.
모세가 침묵을 깨고 선포했다.
여러분 이것은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여러분과 세우신 언약의 피입니다.

그날 모세가 12마리 소의 피를 제단에 뿌린 것은 시내산 성전에 피를 뿌린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남은 12마리 소의 피를 백성의 대표들에게 뿌린 것은 결국 백성 전체에 피를 뿌린 것과 같다. 그날 성전과 백성은 피로써 하나로 연결되었다. 성전과 백성은 피의 언약을 통해 마치 한 몸처럼 결속되었다. 피로 성전과 백성이 하나가 되었다는 기념은 레위기의 제사를 이해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제 이해가 되지 않는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가 성전을 오염시킨다는 말씀이.

이스라엘 백성들은 죄를 지으면 죄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속죄의 피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소나 양이나 염소나 비둘기를 가져다가 죽였다. 제사장은 그 피를 가져다가 성전을 정화했다. 번제단의 네 뿔에 피를 바르고 번제단 밑 판에 피를 뿌림으로 성전 뜰을 깨끗게 했고, 내성소에 있는 분향단의 네 뿔에 피를 바름으로 내성소를 깨끗하게 했다. 그리고 1년에 한번 진행되는 속죄일에는 지성소 법궤 위의 뚜겅인 속죄소(시은좌)에 대제사장의 손가락으로 피가 뿌려지고 발라짐으로 지성소가 깨끗해졌다.

시내산에서 모세가 선언하였던 '언약의 피'라는 표현이 신약성경에도 나온다.
마태복음 26장 28절 말씀이다.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주님은 자신의 피를 제시하시며 언약의 피를 마시라고 하셨다.

주님의 피가 우리에게 뿌려졌다. 히브리서 10장 19절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리스도의 육체니라 또 하나님의 집 다스리는 큰 제사장이 계시니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악한 양심으로부터 벗어나고 몸은 맑은 물로 씻음을 받았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

우리 마음에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졌다. 그래서 우리는 악한 양심에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베드로는 흩어진 나그네와 같은 성도들에게 편지할 때에 이렇게 기록했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에게 뿌려졌다.

성소와 이스라엘이 피뿌림으로 하나가 된 것처럼 주님이 세우신 교회와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피 뿌림으로 하나가 되었다.

죄로 성전이 오염된다는 개념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교회론적 적용이 있어야 한다.
고린도 전서 3장 16절 말씀이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신약에서 성전을 이루는 것은 무엇인가? 교회다. 나 자신이 교회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예수를 믿는 성도들의 모임이 교회이고 바로 성전이다.

그러면 이런 적용이 가능하다. 성도 한 사람이 죄를 범하는 것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성전을 더럽히는 행위다. 교회 전체가 오염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초대교회 때의 지도자들 중 한 부부였던 아나니나와 삽비라에게 임한 하나님의 심판이 이해가 된다. 지도자의 죄는 평범한 성도들의 죄보다 큰 죄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것을 엄중하게 다루셨던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죄는 더 이상 나 자신만의 죄가 아니다. 개인의 죄는 교회에 영향을 준다. 하나님의 성전을 오염시킨다. 결국 나의 죄는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한다.

죄를 멀리하고 거룩을 힘쓰는 삶을 살아야 한다. 레위기의 총 주제가 거룩 아닌가? 거룩을 힘쓰는 삶으로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든든하게 세워가야 한다.